러시안 블루 (Russian Blue)
에메랄드를 연상시키는 초록빛 눈, 실크같은 회청색의 털, 그리고 품위 있는 분위기를 가진 이 고양이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것은 아마도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까.
- 성격의 특징
정답고 우아하며 자립심이 강한 고양이 러시안 블루는 예민하고 수줍어하는 면이 있어 그다지 주의를 끌려 하지 않으며, 낯선 외부인을 경계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작고 부드러운 목소리와 온화한 표정에서 알 수 있듯이 얌전한 성격을 지녔기 때문에 보호자에게는 넘치는 애정을 조용히 쏟는 다정다감한 고양이다. 또 가족 전체보다는 그중 한 사람과 유대 관계를 맺는 성향이 있다.
호기심과 장난기가 많고 어리광도 부리지만 심하게 조르지는 않으며, 영리하기 때문에 보호자가 원하는 바를 잘 알아차린다.
- 외형의 특징
보통의 크기에 V자 모양의 역삼각형 머리, 탄탄하고 슬림한 체형을 가진 러시안 블루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짧은 이중모라고 할 수 있다.
북극권 출신이기 때문에 언더코트가 풍성한 더블코트로 이루어져 있어 추위에 강하며, 윤기가 흐르는 조밀한 피모는 특유의 회청색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이렇게 회색빛이 도는 푸른 털 색깔은 검은 털을 발현하는 유전자의 희석된 버전에 의해 생성된다. 러시안 블루끼리의 교배로 세상에 나온 새끼는 반드시 푸른 털을 가지며, 러시안 블루와 러시안 숏헤어의 교배를 통해서는 푸른 털과 검은 털을 가진 새끼가 태어날 수 있다. 또한 푸른 털과 흰 털을 가진 러시안 블루의 새끼로는 흰색, 푸른색, 검은색이 가능하다.
완벽한 러시안 블루는 털에 태비무늬나 흰색이 없어야 하지만, 종종 털 끝부분이 투명해서 전체적으로 은빛 광택이 느껴진다.
러시안 블루는 털 색깔에 관계없이 특유의 동그란 초록빛 눈을 갖는데, 새끼 때 노란 황금색이던 눈은 성장하면서 에메랄드 같은 짙은 초록색으로 바뀐다. 출생 직후부터 청회색이었던 눈은 2개월 가량이 되면 노란색으로 바뀌고, 이후 5~6개월령때 한번 더 변화해 초록색이 된다.
- 기원과 역사
가장 일반적인 설에 의하면, 러시안 블루는 북극권 아래쪽인 러시아의 항구도시 아르한겔스크 부근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지며 선원들에 의해 서유럽에 들어온 것으로 추측된다,
영국에서는 19세기 후반이 되기 전부터 우수한 블루 고양이가 많이 번식되어 초기 캣쇼에도 등장해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고, 20세기 초반부터는 북미에서도 볼 수 있게 되었다.
브리티시 숏헤어와 블루 포린(Blue Foreign)이란 이름의 블루 고양이들이 고양이 애호문화 초기부터 전 세계 캣쇼 무대에서 경쟁해 왔는데, 포린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토착 브리티시 숏헤어와 다른 특징이 있다.
그 밖에 노르웨이에서 넘어온 블루 태비 고양이가 있으며, 순수한 블루 특징의 확립을 위한 교배에 활용하려고 여러 지역의 블루 고양이를 들여온 것으로 추측된다.
지금의 러시안 블루와 달리 몰티즈 블루나 스패니시 블루로 불린 과거의 블루 고양이들 눈은 오렌지색이었다. 이후 교배 프로그램에 코라트와 브리티시 블루 숏헤어가 추가되었으며, 제2차 세계대전 전후로 블루 유전자가 없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블루 포인트 샤미즈를 교배 프로그램에 포함시켰다. 그리하여 최근까지도 러시안 블루의 새끼 중에 샤미즈 패턴이 이따끔 나타났으나, 현재는 그런 특성의 러시안 블루를 순혈통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스칸디나비아의 우수한 형질을 가진 많은 러시안 블루가 미국으로 흘러들어 갔는데, 미국에서는 유럽보다 약간 더 흐린 색을 표준으로 삼는다.
현재의 러시안 블루의 혈통은 영국, 미국, 스칸디나비아의 브리더들의 노력으로 개량되고 품종으로 데뷔했다. 영국의 한 브리더는 색보다 형태를 기준으로 하여, 런던의 부두 근처에서 발견한 이중 털을 가진 흰색 암컷 고양이와의 교배를 통해 다른 색 털을 가진 러시안 블루를 번식시키기 시작하였다. 이 교배 프로그램이 영국에서는 점점 흐지부지되어 사라졌으나, 네덜란드에는 여러 가지 색의 러시안 블루가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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